"간편 가정식으로 개발하기 가장 어려운 제품이 된장찌개에요. 된장찌개 하면 '어머니의 맛'을 떠올리는데 대한민국 수많은 어머님들의 손맛이 각기 다르거든요."
이마트에서 '간편 가정식(HRM, Home meal replacement)' 개발을 담당하는 최성식 바이어(사진·43)는 요즘 된장찌개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식 커리와 난', '부대찌개', '삼계탕' 등 수많은 히트 제품을 탄생시켰지만 가장 쉬울 것 같았던 된장찌개 제품 개발에 벌써 몇 달을 쏟아부었다.
최 바이어는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 임원 시식과 주부 평가단의 최종 '윤허'를 받아야 하는데 전남 완도가 고향인 최병렬 대표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가 힘들다"며 웃었다.
된장찌개의 핵심 재료인 된장을 찾아 6개월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 끝에 연천에서 수확한 콩으로 만든 가장 맛 좋은 된장을 발견했다. 최 바이어는 "물이 좋은 연천에서 자란 콩에 1년 이상 자연상태에서 간수를 뺀 천일염을 넣어 감칠맛 나면서 자극적이지 않아 원료로 최종 낙찰됐고 현재 마지막 개발 단계"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자레인지에 데우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가정식(HRM, Home meal replacement)이 큰 인기를 끌면서 최 바이어는 더 바빠졌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맛과 높은 품질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아 '다품종 소량 생산' 위주로 제품 개발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트에서는 현재 찌개류와 분식류, 양식류, 디저트류 등 200여종에 달하는 간편가정식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데 모두 그의 혀와 손끝에서 탄생했다.
한 달 매출이 2억6000만원까지 나오는 '부대찌개'는 대표적인 성공작. 삼계탕도 여름 시즌 월 6억원 매출을 올려 효자 상품이 됐다. 삼계탕 역시 '백제삼계탕'. '호수삼계탕', '토속촌' 등 유명 삼계탕 맛 집을 수없이 드나든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
모든 제품이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지금도 아쉬움이 많이 남을 정도로 실패를 맛 본 제품은 다름 아닌 중화요리군이다. 최 바이어는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 중국 요리를 그럴 듯하게 접시에 내놓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탕수육과 팔보채, 누룽지탕 등을 개발했는데 전화를 걸면 20분 안에 달려오는 중국집의 장벽을 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간편가정식 개발은 맛에 일가견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최 바이어에겐 이마트 입사에 앞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양식과 일식 조리사로 근무한 후 직접 일식집을 경영하며 단련한 미각이 큰 자산이다.
그는 "간편가정식 하면 '냉동식품'을 떠올리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생채소가 그대로 들어가고 국 제품류 역시 고온에서 짧게 살균한 제품이기 때문에 신선함이 가장 큰 장점"이라면서 "앞으로도 맛있는 요리를 신선하게 즐기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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