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타벅스는 제주지역 15개 매장에서 '한라봉' '말차' '감귤' 등 제주도 특산품을 재료로 하는 이색 메뉴를 대거 출시했다. CJ푸드빌 '뚜레쥬르'는 하동 녹차, 해남 감자, 고창 흑보리 등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12가지 제품을 개발했다. 우리 작물을 알리는 한편 농가의 판로를 넓혀주는 상생 전략이다.
건강은 물론 맛까지 더해진 '신토불이' 이색 메뉴에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이 같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외식·식품업계의 새로운 전략으로 떠올랐다.
지역 명품 식재료는 신뢰도와 호감도를 높여 프리미엄 이미지를 얻게 만드는 요소다. 향수를 느끼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이다.
원산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재료에 대한 신뢰성도 높일 수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는 제철 재료를 사용해 원재료 값을 낮추고 음식의 건강함과 신선함은 높일 수 있다. 지역 특유의 조리법을 응용할 경우 전통적인 맛을 재해석해 되살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역 경제를 돕는다는 상생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것도 호재다.
업체들은 전국 팔도 토종 식재료를 자체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지역 대학과 산학협력을 하거나 지방의 음식 명인·농가와 협약을 맺으며 지역 특색을 반영한 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감자탕 부재료로 사용됐던 시래기가 명품 조연으로 각광받으면서 업체들이 '시래기 업그레이드'에 힘을 쏟고 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순남시래기'는 대대로 전해오던 지역의 시래기국 비법을 브랜드화해 성공한 브랜드다. 청정 지역에서 재배된 시래기를 주재료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바돔감자탕'은 전남 영광에 4만평에 달하는 계약 재배 단지를 조성하고 시래기의 질을 높였다. 산지 계약재배를 통해 연간 1000여 t의 무청시래기를 공급받는다. 들여온 시래기는 이바돔감자탕뿐만 아니라 '강촌닭갈비' '제주도야지판' 등 이바돔 운영 브랜드 전체에서 건강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간 것은 물론, 전남 영광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돕는다는 사회적 책임까지 다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국·반찬 전문점인 '국선생'은 각 지역 제철 식재료만 사용하면서 프리미엄 가정간편식 슬로건을 내세웠다. 제철 식재료를 쓰는 만큼 식재료 가격은 낮추고 음식 맛은 높였다. 인기 메뉴인 우거지국은 해남 우거지만 엄선해 사용한다. 대표 메뉴인 곤드레밥, 19곡 영양밥, 찰보리밥에 들어가는 쌀은 전국 최고의 친환경농업지구로 선정된 아산만 삽교천 일대 청결미만 사용한다. 김치찌개, 콩비지, 제육볶음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도 제주산 무항생재 돈육만 쓴다.
본아이에프는 지난 3월 울릉군과 특산물 보급을 확대하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쉽게 맛볼 수 없는 독도산 해물과 울릉도 식재료를 대중적인 메뉴로 선보이며 지역 상생 모범 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본죽&비빔밥카페'의 '독도콩깍지 고둥죽' '독도새우해물솥밥'은 독도산 해물을 가득 넣어 청정 바다의 맛을 자랑한다. 붕어, 잉어, 메기, 숭어 등 다섯 가지 민물생선을 통째로 갈아서 얼갈이배추와 함께 푹 끓여 내는 어탕 전문 브랜드 '어탕채'는 임진강의 1급수에서 건져 올린 자연산 생선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6월 지역농산물 이용 촉진 등 농산물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지역 농산물 활용을 통한 상생의 길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마케팅 차원에서 일시적으로 지역 농산물을 찾기보다는 출하량이나 계절별 특성 등 지역 일대 특징을 고려해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소비자 신뢰는 물론 농가 소득 안정, 원가 대비 고품질이라는 세 가지 마케팅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을 것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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