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프랜차이즈 비결은 '상생'이었다

이덕주,김병호 입력 2018. 3. 27.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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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선정·시상식
올해로 7회째를 맞은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업체 대표들이 27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 12층 대강당에서 열린 인증서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 다섯째부터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장, 임금옥 bhc 대표. [김호영 기자]
올해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처음 진입한 '써브웨이'는 100개 기업 중 유일하게 외국 본사가 직접 가맹사업을 한다. 미국 코네티컷에 본사를 둔 글로벌 샌드위치 브랜드인 써브웨이는 1994년 한국 가맹본부를 설치했으나, 경영 실패로 브랜드 평판이 바닥에 떨어지자 본사가 직접 한국 사업에 뛰어들었다. 점포 절반 이상을 폐쇄해 매장 수는 2011년 40여 개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로열티 8%, 광고판촉비 4.5% 외에는 모두 점주 몫'이라는 원칙으로 상생을 추구하면서 한국 써브웨이는 고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121개였던 가맹점은 2월 말 현재 311개까지 늘어났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2018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는 신규 업체 19곳이 등장했다. 이 중 100대 프랜차이즈에 새롭게 진입한 브랜드는 총 14곳이다. 올해 신규 브랜드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상생'이다.

'GS수퍼마켓'은 슈퍼마켓 체인으로는 처음으로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진입했다. 기업형슈퍼마켓(SSM)으로 직영점 위주였던 GS수퍼마켓은 최근 가맹점이 빠르게 늘어나 2015년 80개에서 올해는 112개까지 늘어났다. 경쟁 SSM들 중에서 가맹점 숫자와 비율(38.7%)이 가장 높다. 이처럼 가맹점 수를 늘리는 것은 자영업자들과 상생하자는 GS리테일 영업 취지에 따른 것이다.

대구에 본사를 둔 '신전떡볶이'는 재계약 시 가맹점주에게 추가 가맹비나 리모델링을 요구하지 않는다. 또한 본사에서 나가는 메뉴 외 추가 메뉴 선정과 가격 결정도 가맹점주에게 맡긴다. 경쟁 떡볶이 전문 프랜차이즈들이 갑질과 상표권 분쟁으로 스스로 무너지는 동안 신전떡볶이는 전국에서 매장을 크게 늘려 최근 점포가 580개를 돌파하면서 매장 수 기준 1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브랜드들의 또 다른 특징은 낮은 창업비용, 높은 회전율,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으로 대표될 수 있다. 이는 가맹점주가 망하지 않고 본사와 상생하는 브랜드의 특징이다. 2015년 만들어진 '순남시래기'는 유행을 타지 않는 '시래깃국'이라는 메뉴와 점심시간에 3회전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내세워 최근 점포 수 100개를 돌파했다. '이화수 전통육개장'도 '육개장'이라는 유행을 타지 않는 아이템과 함께 빠른 회전율을 내세우고 있다. 이 브랜드는 최근 매장 수 190개를 돌파했다.

새로운 창업 아이템도 100대 프랜차이즈에 등장했다. 무인코인노래방 대표 기업인 '세븐스타코인노래연습장', 요가 프랜차이즈인 '아메리카요가', 수제맥주 전문점 '생활맥주' 등이 눈에 띈다. 4년 연속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 선정된 반찬가게 '오레시피'에 이어 가정간편식(HMR) 전문점인 '국선생'도 100대 프랜차이즈에 진입했다.

기존에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에서 빠졌다가 다시 진입한 브랜드도 있다. 리안헤어, 스쿨푸드, BHC, 미샤 등이다. 업종별로 쿼터를 두고 있는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 특성상 이는 다른 브랜드를 꺾고 다시 올라온 것이다.

2018년 매경 100대 프랜차이즈의 평균 가맹 사업 운영 연한은 13.8년으로 전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평균 운영 연한인 4년4개월에 비해 장수 브랜드 비율이 훨씬 높음을 알 수 있다.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임영균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모두가 상생이 아닌 공멸의 길로 내닫고 있다"면서 "100대 프랜차이즈의 영예를 안게 된 가맹본부가 가맹점·지역사회와의 진정한 상생을 도모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0년까지 100만명 고용 앞장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다양한 업종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국가 경제에 기여해왔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분야 종사자는 1999년 55만6000명에서 2016년 75만1000명으로 35% 증가했다. 2020년이면 프랜차이즈 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최근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업체가 늘면서 경쟁이 심해지고 임대료와 인건비 등 비용이 상승했으며 외국계 브랜드 공습 등으로 삼중고를 겪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2016년 기준 4268개로 인구 1만명당 42.7개에 이른다. 이는 우리나라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3배 큰 미국(24.3개)이나 일본(20.6개)에 비해 훨씬 많은 것이다. 반면 가맹본부당 가맹점 수는 평균 51개로 미국(235개), 일본(197개)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하다.

정부는 지난해 9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필수품목의 공급가격과 마진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27일 국무회의를 열고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지난해 9월 공정위가 입법예고한 것으로 △필수품목별 공급가격 상·하한 △가맹점 사업자별 평균 가맹금 지급 규모 △매출액 대비 필수품목 등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필수품목 공급가격 공개에 대해 반발해왔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대표는 "공급가격이 공개되면 소비자들은 인건비, 임대료 상승, 광고비 등 부대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본사가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면서 "정당한 제품 가격 인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프랜차이즈만을 대상으로 원가를 공개하는 데 따른 형평성 논란도 있다.

업계는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다양한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는 만큼 정부도 규제보다는 지원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덕주 기자 / 김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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